기혼샘 구약설교말씀

[민수기 히브리어 주석강해] 부정한 자와 손해 배상에 관한 법(민 5:1-10)

기혼샘 2022. 10. 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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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한 자와 손해 배상에 관한 법(민 5:1-10)

 

민5: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성 경: [5:1]

주제1: [성결에 대한 세부 지침]

주제2: [부정한 자의 격리]

󰃨 여호와께서 ... 일러 가라사대 - 이 표현은 새로운 상황 전개가 시작되거나, 혹은 계시 내용의 성격이 바뀔 때 종종 사용되는 성경의 관용적 표현이다. 또한 무엇보다 이 표현은 이하 제시되는 내용의 신적(神的) 기원성을 명료하게 드러내 주는 역할을 한다.

민5:2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 모든 문둥병 환자와 유출병이 있는 자와 주검으로 부정케 된 자를 다 진 밖으로 내어 보내되

성 경: [민5:2]

주제1: [성결에 대한 세부 지침]

주제2: [부정한 자의 격리]

󰃨 문둥병 환자(차루아) - 문둥병은 히브리어로 '차라아트'이며 헬라어로는 '레프라'이다. 성경에서는 이 단어를 죄와 더러움(부정함)의 개념과 연관시켜 지독한 피부병을 가리킬 때 사용하였다. 한편 히브리어 '차라아트'는 '몹시 괴롭다'는 의미의 '차라'에서 파생된 말로, 곧 심한 발진성 피부염에 감염되었거나 앓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헬라어 '레프라'는 피부 표면이 거칠고 비늘 모양으로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병을 뜻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문둥병 환자에 대한 제반 사항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레 13장 주석을 참조하라.

󰃨 유출병(조브) - 물같이 자연스럽게 '흐르다'는 뜻의 '주브'에서 파생된 말로써, 곧 몸 밖으로 피가 계속해서 유출되는 일종의 혈루(血漏)증세의 병을 가리킨다. 그런데 성경에서 말하는 유출병은 (1) 여인의 정규 월경(15:19-24)과 자궁 출혈(15:25-30)을 의미하기도 했으며, (2) 성병에 의한 비정상적인 분비물(레 15:1-15)과 또한 정액(精液)을 배출하는 남자의 병(15:16-18)을 가리키기도 했다. 여하튼 이스라엘 공동체 사회에 있어서 이 모든 것들은 종교의식 성결법상 부정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 이유는 피를 생명으로 취급했던 그들로서는 피와 그리고 그와 비슷한 정액의 유출은 곧 죄의 결과로써 생명을 파괴시키는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었다(12:23).

󰃨 주검으로 부정케 된 자(콜 타메 라나페쉬) - '죽은 사람에 의해 더럽혀진 모든 자'이다. 주로 '영혼'으로 번역된 '네페쉬'가 여기서는 반의역어(反意逆語)로 사용되어 '주검'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처럼 '네페쉬''주검'이란 의미로 사용되게 된 이유를 우리는 다음 몇 가지로 상정(想定)해 볼 수 있다 (1) 12:23,24에 보면 '네페쉬'는 피 속에 흐르는 생명의 원천이란 의미로 사용되었다(21:23; 12:10). 그러므로 주검은 이 '네페쉬'의 활동 중지로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2) 시체에 한동안 영혼이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말이 혼용되었을 것이다. (3) '죽은 영혼(사람)'(네페쉬 메트)이라는 시체에 대한 관용어(6:6)가 축약되어 이러한 혼용을 초래했을 것이다. 여하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체에 접촉된 자가 부정하다고 하는 개념이다. 문둥병 환자(혹은 악성 피부병 환자)나 유출병 있는 자는 모두 전염성 질환의 보균자로서 부정하다고 인정되어 격리되는 것이 적절했다. 그렇지만 단순히 시체를 가까이 한 이유로 부정하게 취급된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주검 및 주검에 접촉된 자를 부정하다고 간주한 때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1) 종교의식상 주검 곧 시체는 죄의 삯으로 초래된 죽음(6:23)의 현상적 결과였기 때문이다. (2) 위생상 시체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부패해지는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21:1).

󰃨 진 밖으로 내어 보내되 - 여기서 '진밖'이란 회막 주위에 진을 친 각 지파(2:1-34)의 외곽, 또는 이스라엘 본 진영(2:34)의 후미였을 것이다. 그런데 부정한 자로 간주된 모든 사람들을 이스라엘 진 밖으로 내보낸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1) '분리'를 통하여 위생적, 도덕적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2) 부정한 자로 하여금 격리 기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레 13:45,46). (3) 이스라엘 공동체의 종교적 성결을 위해서였다. 즉 이스라엘 진()은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 하시는 곳이었기 때문에 부정한 자들이 결코 거주할 수 없었다. 한편 종교적 의미에서 '분리'란 하나님께 대한 모든 제사에서와 이스라엘 내에서의 각종 행사 및 율법에서 배려된 선민(選民)으로서의 모든 혜택으로부터 제외되는 것을 가리킨다. 이 같은 사실은 신약 교회의 성도들 중 범죄자들이 신앙 공동체에서 치리(治理)되고, 더 나아가 하나님과의 교제가 단절되는 것을 상징한다(18:15-20; 고전 5:4,5,13;살후 3:14,15). 이처럼 죄는 개인의 양심을 멍들게 할 뿐 아니라 대인(對人)과 대신(對神) 관계에 대해서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2:1).

민5:3 무론 남녀하고 다 진 밖으로 내어 보내어 그들로 진을 더럽히게 말라 내가 그 진 가운데 거하느니라 하시매

성 경: [민5:3]

주제1: [성결에 대한 세부 지침]

주제2: [부정한 자의 격리]

󰃨 무론 남녀하고 - 직역하면 '모든 남자와 온 회중의 여자'이다. 이는 부정케 된 자를 진에서 축출시키라는 명령(2)에는 예외가 없음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은 절대적이며 모든 권위를 초월한다.

󰃨 더럽히게 말라(로 에타메우) - '더럽히게'(에타메우)란 종교의식상, 혹은 도덕적으로 '더러워지다'(타메)의 미완료 피엘(Piel)형으로서 계속적으로 더러워지게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죄의 가장 무서운 특성 중 하나인 '전염성'을 강조한 표현으로, 한 사람의 범죄자(부정한 자)가 거룩한 공동체 내에 존재하게 되면 멀잖아 전 공동체가 죄로 오염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수 7:2-26). 그러므로 부정한 자에 대한 단호한 조처가 요구되었던 것이다.

󰃨 내가 그 진 가운데 거하느니라 - 이 말은 이스라엘 진이 성결해야 할 가장 큰 이유를 제공한다. 즉 거룩하신 하나님은 결코 부정한 것과 함께 하실 수 없기 때문에, 부패로 오염된 자들을 그분이 왕으로 통치하시는 거룩한 공동체로부터 격리되어야 했다. 인간에 의해 이 명령이 준행되지 않을 때 하나님께서는 친히 공의의 심판을 통해 당신의 성소(聖所)를 깨끗하게 하신다. 한편 하나님이 '거하시며', '통치하시는' 성전 된 우리 각자의 내적 상태에도 이러한 성결이 또한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고전 3:16,17).

민5:4 이스라엘 자손이 그같이 행하여 그들을 진 밖으로 내어 보내었으니 곧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신 대로 이스라엘 자손이 행하였더라

성 경: [민5:4]

주제1: [성결에 대한 세부 지침]

주제2: [부정한 자의 격리]

󰃨 이르신대로 ... 행하였더라 - ()을 성결케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온전히 순종한 백성들의 아름다운 신앙이 묘사되고 있다. 이 명령은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후에도 실행되었는데(Keil), 그 일례로 문둥병자들이 성() 밖의 특정한 지역에서 집단생활을 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왕하 7:3).

민5:6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라 남자나 여자나 사람들이 범하는 죄를 범하여 여호와께 패역하여 그 몸에 죄를 얻거든

성 경: [민5:6]

주제1: [성결에 대한 세부 지침]

주제2: [손해 배상법]

󰃨 사람들이 범하는 죄 - 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 죄로, 그 의미상 '사람들에게 저지른 죄'(KJV, sin that men commit)라 할 수 있는데, 공동 번역에서는 '남에게 손해를 입혀'라고 기록하였다. 그런데 5-10절 사이의 내용으로 보아 이 표현은 분명 이웃 간에 재산상의 피해를 준 각종 죄를 일컫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레 6:2,3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특기할 사실은 인간들 사이에서 발생된 죄가 여호와께 패역(마알 바예호와)하는 범죄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여호와께 패역한다'는 말은 '여호와께 반역(반항)하여 죄를 짓다'는 뜻으로서, 결국 이웃에 대한 범죄가 하나님께 간접적인 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죄가 됨을 보여 준다. 사실 하나님은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분이시기에 인간이 어떤 형태로 불의를 자행하든지 간에 그것은 이미 하나님의 법을 거부하며 하나님의 뜻에 반항하는 범죄가 되는 것이다(9:27; 1:3). 그러므로 이스라엘 공동체 사회에서는 누가 어떤 형태의 죄(하나님께 대해서든, 인간에 대해서든)를 범하든지, 범죄 한 그는 하나님께 나아가 속죄의 은총을 구해야 했다

󰃨 그 몸에 죄를 얻거든(아쉐마 하네페쉬 하히우) - 직역하면 '그 온 인격(영혼)이 범죄하다'(RSV, that person is guilty)이다. 이는 인간의 죄가 단순히 사고나 양심에만 손상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전 인격에 그 영향력을 미침을 암시한다.

민5:7 그 지은 죄를 자복하고 그 죄 값을 온전히 갚되 오분지 일을 더하여 그가 죄를 얻었던 그 본주에게 돌려 줄 것이요

성 경: [민5:7]

주제1: [성결에 대한 세부 지침]

주제2: [손해 배상법]

󰃨 사람에게 죄를 범하고 여호와께 패역한 자는 다음과 같은 조처를 취해야 했다. (1) 그 지은 죄를 자복하고 - 여기서 '자복하고'(히테와두)란 말은'손을 펴서 경배하다', '손을 꽉 잡고 슬퍼하다'는 뜻의 '야다'에서 유래하였다. 이 말은 공개적이고 의지적으로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자신의 죄를 놓고 애타게 통회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처럼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경우 먼저 범죄자를 자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회개(자복)를 해야만 했다. 따라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치 않거나 뉘우침 없이 물질적 손해 배상만을 하는 것은 참된 의미에서 회개라 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님과 사람을 동시에 기만하는 행위일 뿐이다. 그런고로 죄에 대한 '자복'은 자신의 죄에 대한 뼈저린 인식과 하나님의 공의로우신 심판을 인정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진다(19:1-10). 결국 '자복'이란 자신의 죄를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내려놓고 간절히 뉘우치는 상태라 할 수 있다. 한편 이 자복의 과정 중에는 '속죄제'(8)가 포함되어 있다. (2) 그 죄 값을 온전히 갚되 - 여기서 '죄값'(아솸)이란 하나님께 대해서가 아니라 피해를 입은 자에게 대해 물어야 할 배상을 가리킨다. 그리고 '온전히'(베로쇼)'최상으로', '원금(본전)대로'라는 의미로 자신이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조금도 남김 없어 갚으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쓰였다. 이처럼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자는 그 잘못에 대한 응당한 대가를 상대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행동이 따르지 않는 회개는 거짓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예수를 영접했던 세리장 삭개오의 신앙은 진실했다고 할 수 있다(눅 19:8).

󰃨 오분지 일을 더하여 - 잘못을 뉘우친 자는 손해 원금뿐 아니라 그 원금의 1/5(20%)을 덧붙여 주어야 했다. 이것은 피해 보상에 있어서,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배려도 생각한 완전하고도 합리적인 보상 원칙이었다. 한편, 이러한 원칙은 속건제 규례와 연결된 것으로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레 5:16; 6:5 주석을 참조하라.

󰃨 본주(本主) - 재산상의 침해를 받은 피해 당사자를 가리킨다.

민5:8 만일 죄 값을 받을 만한 친족이 없거든 그 죄 값을 여호와께 드려 제사장에게로 돌릴 것이니 이는 그를 위하여 속죄할 속죄의 숫양 외에 돌릴 것이니라

성 경: [민5:8]

주제1: [성결에 대한 세부 지침]

주제2: [손해 배상법]

󰃨 친족(가알) - 친척의 재산 문제나 혹은 친척의 혈육을 잇는 일까지 책임지는 가까운 혈족을 가리킨다. 성경은 이들을 '기업 무를 자'로 표현하기도 한다. 본문에서 이 피해자의 친족은 피해자가 죽었을 경우, 그 피해자를 대신해서 가해자에게 보상을 받는 대리자 역할을 해야 했다.

󰃨 여호와께 드려 제사장에게로 돌릴 것 - 이 말은 누군가 사람들에게 범하는 죄(6)를 지은 후 피해 보상 과정에서 피해 당사자나 그 당사자의 친족마저 없어 누구에게 배상해야 할지 불확실한 경우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즉 이 경우에라도 범과자는 배상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았다. 그럴 때 그는 7절에 언급된 보상금을 하나님께 드려 그것을 제사장의 몫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이러한 규례는 반드시 피해를 보상해야만 지은 죄를 속()함 받을 수 있다는 준엄한 '속죄 원리'를 가르치고 있다(5:11,12;6:2-7).

󰃨 속죄의 수양 -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 각자가 자기 죄를 깨달았을 때 그 죄를 속함 받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하셨다. 첫째는, 먼저 피해를 입힌 이웃에게 성실히 재산상의 보상을 규례에 따라 수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그런 연후에 또한 하나님께 속죄를 위한 제물로 속건제 수양을 바치는 것이다(5:15,16; 6:6,7). 이는 모든 죄가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민5:9 이스라엘 자손의 거제로 제사장에게 가져오는 모든 성물은 그의 것이 될 것이라

성 경: [민5:9]

주제1: [성결에 대한 세부 지침]

주제2: [손해 배상법]

󰃨 거제(테루마) - '높이 들어 올리다'란 뜻의 히브리어 ''에서 유래한 말로, 곧 제사장이 제물을 높이 들어 올렸다가 내려놓는 행동을 통해 제사를 드리는 제사 방법의 한 형태이다(7:32). 여기서 들어 올렸다 내리는 행동은 제사장이 그 제물을 하나님께 제물로 드렸다가 다시 하나님께로부터 되돌려 받는다는 의미가 내포된 상징적 행동이다.

󰃨 그의 것이 될 것이라 - 피해자가 죽고 그 피해자의 친족마저 없을 때 그 '죄 값'(7)은 하나님께 드려져 실제적으로는 제사장의 소유가 되었다. 이는 오직 여호와를 기업 곧 생계의 근원으로 삼아야 했던 제사장들에 대한 하나님의 자상한 배려였다(레 10:12-15).

민5:10 각 사람의 구별한 물건은 그의 것이 되나니 누구든지 제사장에게 주는 것은 그의 것이 되느니라

성 경: [민5:10]

주제1: [성결에 대한 세부 지침]

주제2: [손해 배상법]

󰃨 구별한 물건 - '봉헌된 물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희생제물 외의 거제물이나 요제물로서, 곧 첫 열매의 곡식 단이나 각종 십일조를 가리키는 듯하다(18:8-22). 한편 여기서 '구별하다'(카다쉬)란 말은 하나님께 완전히 봉헌(소속)되었다는 뜻이다. 사실 하나님은 만물의 소유주이시나 특별히 언약 백성이 성별하여 드리는 '성물'을 기뻐 받으시며 그것을 특별히 '당신의 것'이라 인정하신다. 이런 의미에서 세상과 완전히 구별된 우리 성도들 역시 항상 성결을 유지함으로써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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